인류의 가장 큰 적으로 여겨지는 질병은 단연 종양(암)입니다.
종양 세포가 몸 안에서 자라 신체 기관을 망가뜨리는 이 무서운 질병은 완치도 어려우며 치료 과정 또한 매우 고통스럽습니다. 반려견 역시 종양이 발생하면 종양으로 인해 발생하는 통증부터 시작해 치료하는 과정으로 힘들어할 수 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반려인의 마음 또한 많이 아플 겁니다.
게다가 이 무서운 질병은 치료 이후에도 재발할 가능성이 있을 만큼 예측이 어렵기도 합니다. 반려견의 종양은 과거 수백 년 동안 다양한 견종을 만들기 위해 근친교배를 반복했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좋은 형질을 전해주기 위한 의도였지만, 결과적으로는 종양이 발생하기 쉬운 형질도 유전이 된 것이죠.
더군다나 최근 10년 사이 반려견의 종양 발병률은 매우 높아졌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반려인들은 반려견의 종양을 더 많이 알아야 하고 미리 대비해야 합니다. 오늘 ‘다시 쓰는 개 사전’에서는 반려견에게 많이 걸리는 종양 중 하나인 ‘유선종양’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유선종양 원인과 진단
유선이란 반려견의 젖을 말합니다. 유선은 반려견의 배에 위치하고 있고 좌우 5쌍이 각각 연결돼 있습니다. 이 유선을 통해 출산한 어미 반려견이 새끼들에게 젖을 줍니다. 유선에 종양이 발생하게 되면 반려견의 젖을 만졌을 때 응어리를 느끼게 됩니다. 만일 반려견의 배 주위에 있는 유선을 만지다가 응어리를 느꼈다면 바로 동물병원을 찾아가 진찰을 받아봐야 합니다. 만일 5세 이상의 반려견을 키운다면 한 달에 한 번 정도 배를 만져주면서 유선을 아프지 않게 잡아주세요. 그러면 응어리가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조기에 유선종양을 찾아내면 아직 악화되지 않은 초기 단계에서 미리 종양을 치료할 수 있으니 꼭 기억해 주세요..
유선종양에는 양성과 악성이 있는데, 양성인 경우에는 상태가 심각하지는 않지만 악성의 경우에는 종양 크기가 빠르게 자랍니다.
유선종양은 흔히 암컷 반려견에게 잘 나타나고, 나이 든 반려견에게 잘 나타나는 질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컷 반려견도 걸릴 가능성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암컷에 비하면 극히 일부 수준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수컷은 유선종양보다는 전립선 종양을 더 조심해야 한다고 하네요.
종양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유선종양에 한해서 전문가들은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등 성호르몬의 분비가 종양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고 설명합니다. 다시 말하면 유전적으로 종양을 안고 있는 반려견의 몸에 성호르몬이 계속 분비되며 종양을 자라게 한다는 것이죠.
만일 유선종양을 오래 방치해 두면 체지방과 근육도 함께 손상되기 때문에 체중이 줄어들기도 합니다. 면역체계도 약해지기 때문에 염증과 다른 감염성 질병에 쉽게 걸릴 수도 있으며 종양이 클 경우 혈액 공급도 원활해지지 않게 됩니다. 종양이 심각해져 폐로 전이될 경우에는 호흡곤란이 발생하는 등 상태가 좋지 않으며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중성화와 예방의 상관관계
종양의 근본적인 원인은 아직까지 ‘유전’ 이외에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소한 종양을 키우는 원인이 성호르몬인 만큼 전문가들은 예방의 방법으로 ‘중성화’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반려견 중성화’ 편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암컷 반려견의 중성화는 자궁과 난소를 적출하는 매우 복잡한 과정인 데다,, 중성화 이후 관리도 중요합니다. 그럼에도 중성화를 예방책으로 제시하는 이유는 중성화로 인한 예방효과가 수의학적으로 증명됐기 때문입니다. 반려견의 새끼를 보고 싶은 계획이 없다면 중성화는 반려견이 나중에 유선종양으로 더 큰 고통을 받는 사태를 미리 방지하는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중성화를 통한 유선종양 예방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생후 6~8개월, 첫 발정기 이전에 하는 게 가장 효과가 좋다고 합니다. 만일 두 번째 발정기까지 중성화를 지연하게 되면 종양 발생 위험은 8%까지 증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두 번째 발정기가 지난 시기까지 중성화를 미뤄둔다면 유선종양 발생 가능성은 26%까지 증가할 수 있습니다. 3살 이후까지 중성화를 미룬다면 유선종양을 예방하는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유선종양 치료와 관리
유선종양을 치료하는 방법은 대부분 수술로 종양을 적출하는 방식입니다. 반려견 유선에 응어리를 잡아내 동물병원을 찾으면 수의사는 해당 부위를 촉진한 다음 응어리의 일부를 채취합니다. 조직 검사를 통해 암 진단을 내리고 수술 여부를 결정하기 위함입니다. 수술 전에는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종양이 다른 장기로 번지지 않았는지도 한 번 더 확인한 다음 수술을 진행하게 됩니다.
이렇게 수술 전에 세밀하게 종양의 상태를 살펴보는 이유는 반려견 개체마다 종양의 유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만일 종양이 지름 1cm 이하 정도의 작은 크기라면 다행히 수술도 쉽고 완치도 가능하지만, 모든 종양이 이렇게 ‘착한' 것만은 아닙니다. 어떤 종양은 크기가 작다고 하더라도 빠르게 퍼져서 다른 조직이나 뼈까지 깊게 파고들 수도 있고, 또 다른 종양은 속도가 늦게 퍼질 수도 있습니다. 조직 검사를 통해 종양의 상태를 살펴본 수의사는 종양만을 제거할지, 종양과 함께 주변 조직, 심지어는 유선까지 제거할지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또한 수술 중에 유선종양의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난소를 제거하는 중성화 또한 함께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재발을 완전히 막아주는 것은 아니지만 전문가들은 종양 수술 과정에서 함께 진행하는 중성화도 재발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또한 종양의 성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악성 종양이 반려견의 몸 상태를 심각하게 위협할 경우에는 중성화가 무의미할 수 있다고도 하네요.
수술을 마친 반려견은 대부분 1~5일 동안 병원에서 경과를 지켜본 뒤 집으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퇴원한 뒤에도 관리와 진단은 지속적으로 해 줘야 합니다. 매우 큰 수술이기 때문에 회복에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반려견이 수술 부위를 긁거나 핥게 되면 수술 부위가 덧날 수 있으므로 약 2주 정도 목에 엘리자베스 카라를 씌워줍니다. 필요하다면 붕대를 감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이 시기에는 수술 부위가 빠르게 아물 수 있도록 활동을 제한해 주고 집에서 안정을 취하는 데 집중해 주세요.. 혹시 이러한 조치를 취했음에도 수술 부위가 덧나거나 부어오른다면 적절한 처치를 위해 동물병원을 다시 찾아야 합니다. 수술 이후 반려견이 통증을 느낄 수도 있는데 이때는 수의사가 처방한 약으로 통증을 다스릴 수 있습니다.
안정을 찾았다면 수술 이후 경과를 확인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동물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종양은 재발 가능성도 높기 때문입니다. 수술 이후 1년 동안은 3개월마다 한 번씩 수술 부위와 그 부위 주변을 엑스레이로 검사받으며 복부 초음파 진단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정밀한 진단을 통해 유선종양이 재발하지는 않았는지, 수술 이후 회복이 잘 되고 있는지를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반려견의 유선종양은 분명 무서운 질병이고, 한 번 걸리면 반려인과 반려견 모두를 힘들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리 발견하거나 사전에 예방조치를 해 준다면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닙니다. 오늘도 당신 앞에서 몸을 뒤집고 누워 있는 반려견의 배를 만지면서 혹시 발생할지도 모를 유선종양을 생각하고 있다면, 그것이 바로 예방과 조기 대응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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