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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 견 생활과 상식

강아지가 죽은 뒤로 아이가 너무 슬퍼해요

by 행복하갱 2023.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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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강아지가 죽은 뒤로 아이가 너무 슬퍼해요

 

6세 딸이 키우던 개가 얼마 전 시름시름 앓다가 병으로 죽고 말았습니다. 딸이 무척 사랑하던 개였는데 충격이 몹시 컸어요. 평소에 신 나게 노래 부르고 춤추는 걸 좋아했던 딸이, 사고 이후 매일 강아지 인형만 끌어안고 있어요. TV를 보거나 책을 읽다가 강아지라도 나오면 바로 대성통곡을 합니다. 다른 강아지를 사주겠다고 해도 강하게 거부하고 또 죽으면 어떻게 하냐면서 눈물만 흘립니다. 아이가 슬픔을 떨쳐내기까지 마냥 기다려야 하는 건지, 이대로 놔뒀다가 아이 성격에 문제가 생기진 않을지 걱정돼요.

 

A : 슬픈 감정을 충분히 인정해주세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랑했던 대상과의 이별을 깊이 슬퍼할 수 있다는 것은 이 아이가 가진 큰 장점입니다. 마음이 건강하고 감수성이 풍부하며 사랑이 많다는 증거지요. 아이가 슬퍼하면 어떻게든 빨리 진정시키려고 전전긍긍하는 부모들이 많은데 그럴 필요 없습니다. 감정을 깊이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고, 정서적으로 더 풍부해지는 데 꼭 필요한 일입니다. 팔의 근육이 바짝 긴장할 정도의 무거운 물건을 들어야 근육의 힘이 더 커지듯, 슬픔도 기쁨도 깊이 느끼는 경험을 해야 감정의 울림통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가끔은 슬퍼하는 아이를 지켜보는 게 힘들어서 아이의 감정을 빨리 해결해주려는 부모도 보게 됩니다. 아이가 울거나 속상해하면 부모의 마음도 아파와 견디기 어려워지는 거죠. 그래서 "슬프긴 뭐가 슬퍼. 이런 건 아무것도 아니야"라는 식으로 아이의 감정을 부정하면서 무마하려고 하죠. 또는 "별것도 아닌 일로 왜 이렇게 호들갑이야" 하며 윽박지르기도 합니다. 아이의 감정을 감당하기에 부모의 그릇이 작을 때 벌어지는 현상이죠. 이런 부모의 경우 아이와 함께 부모도 더 많이 자라야 합니다.

 

이런 부모들도 말로는 우리 아이가 감성이 풍부했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도 막상 아이가 희로애락의 감정을 느끼려 하면 그 기회를 잘라버리는 모순된 행동을 하는 것이죠. 아이가 감정을 있는 그대로 충분히 경험하고 느끼고 거쳐 갈 수 있도록 기다려주세요. 다양한 감정을 겪고 마음으로 꼭꼭 씹어 소화시켜야 감정의 결이 풍부해집니다. 슬플 땐 슬퍼하고, 화가 나면 화를 표현할 수 있도록 격려해줘야 합니다. 만일 감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아이의 내면에 억압된 채로 남을 경우, 그 감정은 콤플렉스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보통 같이 살던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나면 부모들은 두 가지 잘못된 반응을 보이곤 합니다.

 

첫째, 아이의 감정을 무시합니다. 강아지 한 마리 죽은 것 가지고 뭘 그리 슬퍼하냐는 반응이지요. 그러면 아이는 자기 마음을 무시당한 기분이 들고 부모에게 반감이 생깁니다.

 

둘째, 다른 강아지를 사다줍니다. 이 역시 아이의 슬픈 감정을 인정해주지 않는 행동일 뿐 아니라 아무리 소중한 존재라도 언제든 '대체'할 수 있다는 엄마의 사고를 보여주는 태도죠. 소중한 존재는 쉽게 마음에서 잊을 수 없고, 헤어짐이란 슬픈 과정이라는 걸 깨달아야 하는데, 이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못할 경우 '가벼운 인간'으로 성장하기 쉽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죽은 강아지가 그리운 마음, 슬픈 감정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해줘야 합니다. "얼마나 슬프겠니. 엄마도 슬프고, 누구나 당연히 슬픈 거란다. 슬픈 시간이 오래가고 앞으로도 자꾸 생각날 수 있어. 그런데 너무 슬프거나 괴롭거나 힘들면 언제든 엄마한테 오렴. 엄마가 꼭 안아주고 도와줄게. 엄마가 옆에 있어줄 거야."

 

만일 아이가 정상적인 생활을 못할 정도로 슬퍼하는 모습이 한 달 이상 지속된다면 그때는 우울증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하지만 가끔씩 강아지를 떠올리고 속상해하고 슬퍼하는 정도의 모습은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려동물이 죽으면 아이들은 죽음을 새삼스럽게 인식하게 됩니다. 철학적인 각성이라기보다는 '나도 죽을지 모르고 엄마 아빠도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런 계기로 아이가 죽음을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사람은 늙으면 누구나 죽지만 아직 먼 얘기고, 우리는 오래오래 같이 살아갈 거야" 정도의 말로 안심시켜주세요. 부모가 먼저 당황하고 불안해하면 아이는 더 불안해집니다. 담담한 태도로 아이를 대하며 아이가 자기감정을 적극적으로 언어로 표현하도록 도와주세요. 슬픔은 표현해야 소화할 수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상처는 불가피합니다. 하지만 어떤 상처라도 부모가 지혜롭게 대처하면 흉터 없는 '아름다운 상처'로 남을 수 있음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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